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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0일 뉴스] 리카싱(李嘉诚)의 파나마 항구 매각: 단순한 사업 결정인가? 국가 이익에 대한 배반인가?

갓생원 2025. 3. 20. 11:15

최근 홍콩의 거물 기업가 리카싱(李嘉诚)이 이끄는 장강허치(长江和记, CK Hutchison) 그룹이 미국의 자산관리 대기업 베어링(BlackRock)을 중심으로 한 재무 컨소시엄에 전 세계 23개국에 걸친 43개 항구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각 금액은 약 1657억 위안(약 228억 달러)에 달하며, 특히 중국과 글로벌 무역에 중요한 파나마 운하 두 항구(발보아·크리스트발 포함)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대규모 매각은 일반적인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각 대상과 매수자를 고려할 때, 단순한 상업적 거래가 아니라 지정학적 요인과 미중 전략 경쟁의 일환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중국 외교부는 이 사안을 경제적 강압과 패권주의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리카싱의 이번 매각 결정은 무엇을 의미하며, 미국은 왜 이 거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가?

리카싱 (李嘉诚), 출처: 星星元八卦事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물류의 6%를 담당하는 핵심 해상 통로이며, 특히 미국이 전체 운하 이용량의 74%를 차지하는 최대 사용자다. 최근 미국은 이 운하를 '미국의 자산'이라 주장하며,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운하를 '미국이 다시 장악해야 한다'며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 리카싱이 소유한 파나마 운하 양단 항구의 운영권을 블랙록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사회는 이를 단순한 기업 거래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하지 않고도 자국 기업을 통해 운하에 대한 간접적인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거래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가 백악관과 긴밀하게 협의하며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는 점도, 미국 정부가 단순한 상업적 거래가 아닌 전략적 의도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1. 리카싱의 ‘매각 전략’, 과연 단순한 사업적 선택인가?

리카싱은 과거부터 자산 매각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조정해왔다. 2013년 이후 중국 본토 및 홍콩 내 자산을 대거 매각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고, 특히 부동산 및 항구 자산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현금 확보에 집중했다.

이번 항구 매각도 표면적으로는 높은 기업가치를 반영한 ‘이윤 극대화’ 결과로 보일 수 있다. 매각 가격이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이익) 기준 22배에 달하는데, 이는 업계 평균인 10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리카싱이 ‘고점 매도 전략’을 취하며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는 사업적 판단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매각 대상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항구들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기업 거래로 보기 어렵다. 특히 파나마 운하의 두 항구는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요충지이며, 중국의 해운 무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미국의 ‘항구 인수’가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

미국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리카싱의 항구들을 인수하는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미국은 이 거래를 통해 세계 해상 물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2.0 정부가 출범한 이후 파나마 운하를 중국과 연결 지으며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파나마 정부에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항구들의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가했고, 이번 리카싱의 매각 결정이 나온 것은 이러한 외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어링(BlackRock) 그룹의 인수는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미국의 지정학적 전략과 맞물려 있다. 베어링은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로, 10조 달러 이상을 관리하며 미국 정부 및 주요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즉, 이 항구들이 단순한 상업적 인프라가 아니라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미국은 최근 중국 선박에 대한 추가 관세 및 입항 규제를 강화하며, ‘해상 물류의 무기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항구 매각이 완료되면, 미국이 향후 중국과 관련된 해운 거래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 중국 내부의 반응: ‘단순한 매각이 아니라 국가 이익 문제’

이번 리카싱의 항구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내에서는 이를 단순한 기업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나마 운하 양단의 항구 운영권이 미국 자본에 넘어간다는 점에서, 국가 이익과 경제 안보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먼저,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리자차오(李家超)는 공식 입장에서 “사회가 이번 거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중대한 사안이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이번 거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적·경제적 민감성을 고려하면 거래의 최종 승인 과정에서 추가적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国务院港澳办)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기업이 국가 이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논조의 기사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는 리카싱의 이번 결정이 중국의 경제 및 지정학적 이익을 해칠 수 있는 행위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관영 매체 《대공보(大公报)》는 “위대한 기업가는 조국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논조의 사설을 게재하며 리카싱이 국가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기업 이익을 우선시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어떤 형태의 경제적 강압도 반대하며, 특정 국가가 경제와 무역을 정치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경제적 수단을 통해 파나마 운하 및 글로벌 해운 물류망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견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국 내 SNS 및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웨이보(微博)와 위챗(微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런 중대한 전략 자산이 왜 미국으로 넘어가야 하는가", "리카싱이 결국 홍콩과 중국을 떠나 서구 자본에 협력하는 배신자가 되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매각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결정"으로 규정하며,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자본 이동을 넘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영향력 후퇴와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 내부에서는 경제 안보와 지정학적 균형을 고려한 보다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네티즌 반응

 

4. 리카싱의 전략 탐구: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리카싱의 항구 매각 결정은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시장 변화 대응, 자본 효율성 극대화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1) 고점 매각 전략
리카싱은 과거에도 ‘고점 매각’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번에도 시장 평균의 2배에 달하는 228억 달러에 매각, 19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지금이, 전략적 가치가 높은 항구 자산을 높은 가격에 정리할 최적의 시점이었다.

2) 중국 경제 둔화와 리스크 회피
리카싱은 2013년부터 중국 본토 자산을 꾸준히 매각해왔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규제 강화,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공동 부유’ 정책이 대기업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후퇴로 해석할 수 있다.

3) 홍콩·중국 본토의 정치적 불확실성 회피
홍콩의 정치적 변화 속에서, 리카싱은 홍콩과 중국 내 자산을 점진적으로 정리하며 서구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심천 옌톈항, 닝보항 등 핵심 항구는 유지하며 완전한 철수가 아닌, 전략적 거점만 남겨두는 신중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고 있다.

4) ‘안전한 곳에 투자’
그는 유럽·영국 등에서도 일부 자산을 정리하며, 신재생에너지·첨단 의료·동남아 인프라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즉, 불확실성이 큰 자산은 매각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이동하는 위험 회피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매각은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최고가 매각, 리스크 최소화, 미래 성장 시장으로의 재배치라는 리카싱 특유의 투자 원칙이 반영된 결정이다.


"기업이 국가를 초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되는 순간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기업의 자율성과 국가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결국 누가 더 큰 힘을 갖고 있느냐가 결과를 결정할 것이다.

리카싱의 이번 결정이 미래의 글로벌 무역 질서를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중국의 대응은 어떠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본 포스팅은 아래 뉴스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s://cj.sina.com.cn/articles/view/2029939893/78fe6cb500101dg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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